세계 바둑인들의 대축제, 제13회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오는 9월 8일(토)부터 14일(금)까지 전라북도 부안군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수담동에서 열린다. 대한바둑협회에서 주최·주관하는 국무총리배는 지난 2006년 한국 바둑의 국제보급 및 바둑최강국으로서의 입지강화를 목적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창설되었다. 현재 세계 최대 참가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국제바둑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1979년 창설)와 더불어 세계 유이의 바둑선수권대회이다. 창설 13주년을 맞는 올해는 주최국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16개국, 유럽 32개국, 미주 11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한국 4년 만에 우승컵 가져올 수 있을까?
한국 대표선수로는 내셔널바둑리그 선수이자 아마대회에서 잔뼈가 굵은 정찬호가 출전한다. 정찬호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에 열린 국내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연구생 1조 백현우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고 한국대표 자격을 얻었다. 본선 티켓을 획득한 정찬호는 “4년 전 선발전 결승에서 아쉽게 졌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그 한을 푼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최근 국무총리배에서 한국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10회 대회부터 3년 내리 중국에 빼앗겼던 우승컵을 올해는 한국이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일본, 대만에서는 각각 뤼리옌, 무라카미 후카시, 잔이디엔 선수가 출전한다. 중국대표 뤼리옌 선수는 2001년생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중국 내 다수의 아마대회에서 우승한 실력자이며, 일본대표 무라카미 후카시 선수는 어릴 적 조치훈 9단의 제자로 일본 아마바둑계를 대표하는 강자이다. 대만대표로는 올해 6월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잔이디엔(1993년생) 선수가 출전한다.
◇다양한 바둑행사도 함께 열려...
대회 개최지인 부안군 줄포면은 우리나라 현대바둑의 대부인 조남철 9단의 생가가 있는 곳이며 대회 장소인 줄포만갯벌생태공원은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더불어 부안 최고의 관광명소로 꼽힌다. 대회장 건물의 이름인 수담동은 바둑용어 ‘수담’을 본 따 지어졌다. ‘한국 바둑의 메카’, ‘한국 바둑의 뿌리’라는 문구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하고 여류기성전을 후원할 만큼 바둑 지원에 열성을 보인 부안군은 작년에 제12회 대회에 이어 올해 ‘제13회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도 유치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외 바둑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선수단이 입국하는 8일과 개막식이 열리는 9일에는 조남철국수배 전국학생대회가 열린다. 또, 개막식에 앞서서는 아시아바둑연맹(Asian Go Federation) 총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작년 아시아바둑연맹 총회에서 선출된 신상철 회장이 주재하는 첫 총회로, 아시아바둑연맹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도 대회기간 동안 여자바둑리그 부안 곰소소금팀 프로기사들(감독 김효정, 선수 오유진, 허서현, 김민정)이 세계에서 온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지도 다면기를 펼칠 예정이다.
◇주요경기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
올해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자동 기보입력기의 전면 도입으로 전 경기의 기보를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바둑판 위에 설치된 카메라가 경기를 촬영하여 자동으로 기보를 제작하게 되므로, 손쉽고 정확하게 모든 경기의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바둑 전문사이트 사이버오로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여 세계의 바둑팬들이 국무총리배 세계선수권대회를 실시간으로 함께 관전할 수 있다.
제13회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후원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라북도, 부안군이 재정후원하고 한국기원과 아시아바둑연맹이 협력한다. 그동안 한국이 7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중국이 4회, 대만이 1회 우승한 바 있다.